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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주4일 근무제'가 좋은 점

by 아날로그맨 2022.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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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대유행은 전 인류의 기존 패러다임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 삶과 죽음, 그리고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인식, 가족과 지인들의 소중함, 또는 집이나 보금자리, 안식처의 소중함 등. 이러한 변화는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재택근무, 원격 사무실 근무, 화상회의와 같은 기존과 다른 근로 형태가 크게 한몫을 했다. 재택근무를 하며 집과 가족이 더욱 가까워진 계기가 되었으며, 원격 근무나 화상회의 등을 통해 굳이 출근하지 않아도 업무가 가능함을 경험하게 되었다. 또한, 지난 2년여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수많은 근로자들은 진정 '열심히 일하는 것(Hard Work)과 똑똑하게 일하는 것(Smart Work)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성찰해볼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기존 틀을 깬, 새로운 근로 방식을 접한 근로자들의 대부분이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고용주들이나 관리자들은 새로운 근로 형태와 문화에 대해 충분히 신뢰하지 않으며, 기존 근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을 지난 요즘, 새로운 근로 문화에 대한 고용주와 근로자의 인식 차이는 새로운 갈등을 낳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변화된 근로 방식을 선호하는 근로자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주 4일 또는 32시간 근무제이다. 어쩌면 기존 평일과 주말의 개념을 바꿔야 할 파격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주 4일 근무에 대한 논의는 꽤 오래전부터 논쟁이 이어져 온 주제이다. 5일 근무하고 2일을 쉬느냐, 4일 근무하고 3일 쉬느냐에 따라 기업의 생산성과 수익성, 직원들의 만족도 등 다양한 면에서 어느 것이 더 나은지가 주요 쟁점이다.

 

 그럼 주 4일 근무제의 장점을 몇 가지 알아보자.

 

기업 실적과 성과 지표의 향상

 엄밀히 말하면 주 4일 근무는 코로나 대유행보다 앞서서 시도되었다. 2010년 초, 전 세계 소수의 기업이 주 4일 근무를 도입하여 운영하였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하지만, 뚜렷하게 입증할만한 데이터나 증거는 부족했다. 최근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2015년부터 2500여명의 공공부문 근로자가 임금 변동 없이 35~36시간 근무를 하며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지표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는데, 특히 근로자들의 스트레스, 에너지, 일과 삶의 균형 등에서 보다 나은 만족도뿐만 아니라 안정적이거나 향상된 생산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간호사의 근무시간을 1일 6시간으로 하고 진행된 스웨덴의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다. 한편으로는 간호사의 복지가 크게 개선되었지만, 교대 근무자를 더 고용함으로 인건비는 약간 증가하였다.

 

 주 4일 근무자의 수면시간이 더 많다는, 어쩌면 단순한 명제가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향상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주 4일 근무제를 채택한 것으로 가장 잘 알려진 회사는 뉴질랜드의 Permanent Guadian으로 창업자인 Andrew Barnes는 2018년 직원들에게 동일한 생산성을 유지하겠다는 서약과 함께 주당 30시간을 동일한 급여로 일할 수 있는 근로기준을 제시했다. 또한 4 Day Week Global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한 Barnes는 자체적인 학술 연구를 의뢰해, 직원 복지, 기업 실적과 수익이 큰 폭으로 개선됨을 확인했다. 이후 그는 주 4일 근무제로의 이행을 주도하고 있으며, 주 4일 근무제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지원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전 세계 150개 이상의 기업과 7500 이상의 직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회사의 성과와 직원들의 복지에 매우 긍정적이라는 것이 현재 진행 중인 보고이다.

 

사회적 비용의 절감 및 개선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목소리가 점점 더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 중에 하나는 주 4일 근무제가 종업원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줄이는 주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이 의료비, 퇴직금 및 인재 유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생산성을 유지함에 있어 오히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마찬가지로 사회적 비용을 개선하는 방안으로 인센티브, 규제 및 입법을 통해 근로시간 단축을 지원하는 것을 검토하는 국가가 늘고 있으며,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연구와 모니터링, 장려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

이미 근로시간을 단축하여 운영하고 있는 국내외 기업들

 위에 기술한 기업 외에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는 대표적 글로벌 기업으로 아마존이 있다. 국내에도 에듀윌, 신라호텔, 에네스티, 한화종합화학 등이 있다. 주 4.5일제를 시행하는 여기어때, 김영사, 우아한형제들, 격주 4일제를 시행하는 카카오게임즈, 카페24 등이 있다.

 

 주 4일 근무, 또는 기존 근로시간보다 단축하여 일하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이를 실행하는 기업들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향후 일의 미래는 일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일 수 있다. 사실 이것이 뭔가 큰 변화나 혁신적인 개혁은 아니다. 궁극적으로 생산성을 개선하고 자동화 등을 통해 기존 업무에 대한 시간을 단축시키거나 없애고, 선택적으로 집중하는 것, 그리고 다시 그 일이 안정화되고 성숙되면 투입되는 시간을 점차 줄여나가는 순환 사이클은 기업이 본래 추구하는 기본적인 사업전략이다.

출처 : 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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